
13층 : 함께 무너지기
당신은 무엇을 불안해 하는가?
조선의 모더니스트 이상은 까마귀의 시점에서
강점기의 불안을 읽었다.
도로를 질주하는 아해들은
서로 무서워하고 무섭게 하며 달려간다.
불안해하는 한편 불안에서 도망치려는
그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엘리베이터는 현대인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거대 기계장치 중 하나다.
우리는 무심히, 그리고 무의미한 태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엘리베이터는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위로, 또는 아래로 움직이며.
<13층 : 함께 무너지기>는 이상이 그려낸
불안의 이미지를 극장으로 옮긴다.
대신, 시대가 변하듯, 도로를 횡단하던
13명의 아이들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긴 채
13개의 층을 수직 이동한다.
그 사이,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다른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를 직접 조작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의해 움직인다.
13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선 순간,
당신도 아이가 된다.
당신은 왜 불안한가?
🀫
13F :CrumblingTogether
13층 : 함께 무너지기
당신은 무엇을 불안해 하는가?
조선의 모더니스트 이상은 까마귀의 시점에서
강점기의 불안을 읽었다.
도로를 질주하는 아해들은
서로 무서워하고 무섭게 하며 달려간다.
불안해하는 한편 불안에서 도망치려는
그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엘리베이터는 현대인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거대 기계장치 중 하나다.
우리는 무심히, 그리고 무의미한 태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엘리베이터는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위로, 또는 아래로 움직이며.
<13층 : 함께 무너지기>는 이상이 그려낸
불안의 이미지를 극장으로 옮긴다.
대신, 시대가 변하듯, 도로를 횡단하던
13명의 아이들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긴 채
13개의 층을 수직 이동한다.
그 사이,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다른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를 직접 조작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의해 움직인다.
13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선 순간,
당신도 아이가 된다.
당신은 왜 불안한가?
🀫
13F :CrumblingTogether

2
ABOUT
Project



서울예대-이상현상진단센터에서 알립니다.
[Web 발신]
<해당 문자는 변이 구역 진입이 감지된 학생에게 자동 전송되는 문자입니다.>
현재 변이 구역으로 진입이 감지되었습니다. 문자를 수신한 학생은 아래 링크에 첨부된 안내문을 참고하여 본인 주변에 이상 현상이 없는지 확인하시고 문제에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감지 일시/장소 : 2025.07.25. / 서울예술대학교 X동 엘리베이터
비상 매뉴얼 : https://vit.my/55ksMx25
서울예술대학교 학생안전관리본부
서울예술대학교 변이 구역 비상 대응 매뉴얼 (ver 7.2)
본 매뉴얼은 변이 구역에 진입한 학생의 생존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생환 시 청구되는 일체의 비용은 모두 학생안전관리본부에서 부담하며,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학생 본인에게 있습니다.
1. 현재 상황 진단
귀하가 탑승했던 엘리베이터의 층수 버튼에 '13'이나 '■' 기호가 있습니까?
교내 학생지원동의 '빨간대문'이 빨간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보입니까?
교내 편의점이 'CU'가 아닌 다른 브랜드입니까?
위 항목 중 해당되는 항목이 없다면, 우선 자리를 벗어난 후 학생안전관리본부(031-41■-■■■■)에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위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귀하는 변이 구역에 진입한 것이 확실합니다. 즉시 아래 수칙을 따르십시오.
2. 생존 행동 수칙
(0) 생환자 기록에 따르면 변이 구역에서의 1일은 현실의 1시간입니다. 우리 본부에서 변이 구역으로 지원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지만, 변이 구역에 진입한 학생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2시간 ~ 최대 10시간입니다. 파견 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변이 구역에 존재하는 그것에 발각되지 않게 주의하십시오.
(1) 절대 캠퍼스 밖으로 나가지 마십시오. 변이 구역에서 교문을 통과하여 캠퍼스를 나간 사람 중 생환한 사례는 보고된 적 없습니다.
(2) 가장 안전한 대피소는 기숙사입니다. 변이 구역의 기숙사는 출입 게이트가 없으며 모든 호실이 열려 있습니다. 기숙사 진입 시, 1층 출입문을 이용하십시오. 지하 출입구는 캠퍼스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칙 1 참조)
(3) 1층 관리 데스크에 앉아있는 존재를 확인하십시오.
(3-1) 안경을 쓴 경비원이 앉아있을 경우: 그에게 다가가 "고생하십니다. 잘못 온 택배 찾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하십시오. 그가 내미는 명부에 당신의 이름을 적으면, 당신 이름이 적힌 택배 상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택배를 들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우측 B동 엘리베이터로 향하십시오.
(3-2) 안경을 쓰지 않은 경비원이 앉아있을 경우: 그는 당신이 외부인임을 알고 있습니다. 절대 말을 걸거나 명부에 이름을 적지 마십시오. 대신 "프린터실 좀 이용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좌측 프린터실에 들어가 ‘고장’이 적힌 프린터에서 A4용지를 꺼내십시오. 이후 종이로 얼굴을 가린 뒤 수칙 (3-1)을 따르십시오
(3-3) 경비원이 자리에 없을 경우: 그것은 이미 당신을 인지하고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기숙사 진입을 포기하고 즉시 가장 가까운 3층 이상의 건물(나, 라동 추천)로 대피하여 수칙 (10)을 따르십시오.
(4) 엘리베이터 버튼을 확인하십시오. 버튼이 '▲', '▼'가 아닌 '◀', '▶' 방향이라면, 직접 돌리려 하지 마십시오. (3-1) 또는 (3-2)의 절차를 올바르게 따랐다면, 경비원은 귀하를 '내부인'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경비원에게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습니다"라고 말하면 그가 버튼을 올바르게 돌려줄 것입니다.
(4-1) 절대 버튼의 방향을 직접 돌리지 마십시오. 변이 구역에서 버튼의 방향은 엘리베이터(혹은 탑승자)의 ◼️◼️을 의미합니다.
(5)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면, 꼭대기 층의 버튼을 누르십시오. 이는 추격자의 시간을 벌기 위함입니다.
(5-1) 단, 엘리베이터에 꼭대기 층이 13층일 경우 절대 누르지 마십시오. 우리 학교 기숙사는 8층 건물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 13층 버튼을 누르지 마십시오.
(6) 수분 보충은 생존에 필수입니다. 변이 구역 내에서 유일하게 안전성이 검증된 음료는 기숙사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포카리스웨트입니다. 다른 음료는 당신을 ◼️◼️시킬 수 있습니다.
- 추가 2025.03.13. : 엘리베이터 탑승 후 특수한 경우 정상 구역으로 즉시 생환하는 사례가 기록되었습니다. 아래부터는 해당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수칙을 작성합니다. -
(7) 비상 탈출 절차 (7과 1/2층 루트): 엘리베이터가 7층을 지나 8층으로 올라가는 도중, 비상정지 버튼을 누르십시오. (3-1)에서 얻은 택배 상자에 쇠지렛대(빠루)가 들어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해 문을 강제로 개방하십시오.
(8) 성인의 허리 높이만 한 기괴한 공간이 나타나면 성공입니다. 복도를 따라 13번째 방으로 향하십시오. 방으로 가는 동안 등 뒤에서 속삭이는 소리나 바닥에 질질 끌리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도 절대 반응하지 마십시오.
(9) 13번째 방에 진입하면 각각 검은색 문과 빨간색으로 칠해진 커다란 문이 있습니다. 그 중 검은색 대문을 열고 문턱을 넘으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변이 구역에서 ‘빨간대문’은 빨간색이 아닙니다.
- 추가 2025.07.26. : 65번째 이후 생환자들의 기록에 따르면 최근 불규칙적으로 변이 구역 기숙사 내 경비원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비원이 자리에 없을 시 절대 기숙사로 진입하지 마십시오. -
(10) 기숙사 진입에 실패했어도 낙담하지 마십시오. 다른 건물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8) - (10)번의 수칙을 준수한다면 생환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합니다.
(11) 아래에는 다른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사용해 생환한 학생의 증언에 따라 추가 수칙을 기재합니다.
(11-1) 절대 가, 다, 마, 바, 학생 지원, 아트테크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현재까지의 기록에 따르면 본 수칙은 지상의 건물 높이가 4층 이상인 건물에서만 허용됩니다.
(12) 나, 라동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면, 각각의 건물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층수의 버튼을 누르십시오. 이후 해당 층에 도착한다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바깥으로 향하십시오. 아직까지 각각의 건물 강의실과 사무실에 존재하는 그것의 수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12-1) 탑승 전 엘리베이터 버튼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두 건물 중 하나의 건물에서는 반드시 엘리베이터 버튼이 '▲', '▼'를 향하고 있을 것입니다.
(13) 바깥으로 나오는 데 성공했다면, 학생 지원동으로 향하십시오. (9)번과 같은 두 개의 커다란 문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 중 검은색 문을 열고 문턱을 넘으십시오. 반드시 검은색 문이어야 합니다.
본 안내 수칙은 (1)번부터 (13)번까지 13개의 문항만 존재합니다. 수칙의 문항이 13개를 초과할 경우 귀하가 보고 있는 화면은 이미 그것에 오염되었습니다. 즉시 링크를 새로고침해 다시 확인하십시오.
서울예대-이상현상진단센터에서 알립니다.
[Web 발신]
<긴급 경고> 학생안전관리본부를 사칭한 정보에 주의하십시오.
최근 누군가 의도적으로 학생안전관리본부의 안전 수칙을 왜곡해 퍼뜨리고 있습니다. 우리 본부에서는 자동 경보 시스템을 발송하지 않으며, 또한 지원인력은 변이 구역으로의 진입이 불가합니다.
생환자들의 기록에 따르면, 유일한 탈출 방법은 ‘13층 버튼이 존재하는 엘리베이터’와 ‘빨간대문’을 이용하는 것 뿐입니다. 반드시 엘리베이터의 13층 버튼을 누르거나, 빨간대문을 통과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어떤 엘리베이터에도 13층 버튼이 없다면, 3층 버튼 옆에 어떤 방식으로든 숫자 ‘1’을 적은 뒤 버튼을 누르십시오. 우리 학교의 모든 건물은 3층 이상이며, 버튼 숫자는 빨간색입니다.
만약, 빨간색이 아닌 다른 색 대문만 존재한다면, 어떻게든 문을 빨간색으로 칠한 뒤 여십시오. 어떤 재료든 상관 없습니다.
귀하의 무운을 빕니다.
- 서울예술대학교 학생안전관리본부




3
PERFORMER
Kim Min

Seol Jae-yeop

Lee Si-yeon

Shin Hyeon-woo

Lee Tae-hoon

Kim Kyu-rae

Na Yul

Lee Bom

Hong Joon-young

Wei Ju-young

Park Chan-hee

Yum Ji-won

Lee Song-hoon


4
MODEL

Chu Gyo-dam


Park Do-yeon


Oh Hyun-bin


Shim Jeong-hwan


Jo Hye-ryeong


Kang Bo-yeon


Kwak Han-nah


Kim Su-in


Kim No-eul


Choi Su-a


Kim Myeong-jun


Kim Ji-min


Jeong Ji-hye


Finale


5
CONTENT
Photos
























6
CONTENT
Films






7
NOTES
<13층 : 함께 무너지기>에 대해
규율의 고통을 원해? 후회의 고통을 원해?
진보의 고통을, 아님 퇴보의 고통을 원해?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의 존중을 얻어야 해
언제나 나 혼자만의 싸움일 뿐이야.
Do you want the pain of discipline or the pain of regret
The pain of progress or the pain of regress
When no one's watching, gotta earn my respect
All along, it's just me vs. myself
- 'Pain of Discipline' bo Yoshi 20
JUL 25 [15:06]
불안은 미래에서 온다. 공포가 현존하는 대상에서 촉발된다면, 불안은 가깝거나 먼 미래의 불확실한 예견에서 비롯된다. 다만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한다. 마크 피셔가 말하듯 작금의 시간은 선형적이기보다 무질서한 점의 형태로 분할되었다. 예컨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는 시간의 붕괴가 초래한 영구적 불안정 위에 선 채로, 너무 가까운 미래인 나머지 현재로 인지되는 불안과 너무 먼 현재이기에 미래처럼 여겨지는 공포를 동시에 감각하고 있다.
JUL 25 [15:09]
어느 날 진선은 불안을 표현하는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적어도, 내게 있어 불안은 실재하지 않은 적이 없다. 불안은 언제나 나를 따른다 (또는 내가 항상 불안을 좇는다). 난 여전히 나와 불안의 상호적 위치를 가늠하지 못한다. 결국 그 기묘한 관계는 작품으로 스며들었다. 시작으로부터 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이것이 '불안에 대한' 작품인지, 그 자체로 '불안한' 작품인지 알 수 없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작품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JUL 25 [15:25] 의무 교육을 수료하던 언젠가의 과거에 마주한 이상李箱은 어느 방도를 따라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작품이 조선의 모더니즘 문학을 이끌었다느니, 여러 작품에서 포착되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인물이 느끼는 불안을 서술하라느니 하는 문제와 진술은 이제 잊힌 지 오래다. 그저 내게 남은 인상은 이상의 작품을 둘러싼 다종적 해석의 갈래거나, 그 작품 자체가 지닌 이미지로서의 가능성과 한계에 머물 뿐이다. 그러나, 몇 번이나 반복해 말하듯, 불확실성이 불안의 원흉이라면 시인 이상과 그의 시는 불안을 야기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한다.
우리는 <오감도 제1호>를 꺼내 들었다. 정확히는 우리가 꺼내고 들기 보다, 웹 서치 엔진이 제시한 각종 이미지를 펼친 채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교과서에서 본 것과 같은, 가로쓰기 된 시는 그 모습 자체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의 나열이다. 신문에 실린 원본이라는 세로쓰기 된 작품은, 바랜 종이가 제시하는 물질적 왜곡과 반복되고 번진 한자가 만드는 의미로서 왜곡이 더해진 일종의 점묘화 같다. 까마귀가 내려다 본 시점이라는 뜻을 붙인 이상의 의도에 그대로 걸려든 것인가? 나는 곧장 불안해졌다.
JUL 25 [16:49]
진선이 모은 동료들과 둘러 앉아 불안에 대해 얘기했다. 어떤 이가 설명한 불안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다른 사람이 겪는 불안은 내가 불안할 수 있도록 내몰았다. 불안은 전염되는가? 나는 그 때부터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JUL 25 [17:12]
어린 시절, 친구가 문방구에서 사 온 500원짜리 미니북을 빌려 읽었다. <무서운 게 딱 좋아!>는 지금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내용에, 진부하거나 억지로 이어 붙인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그때에 나는 그게 무서웠다. 그리고 그 공포는 곧 불안으로 변환해, 지금까지도 나를 옥죄고 있다. 나의 불안은 어느 때의 내가 느꼈던 공포가, 곧바로 미래 시점의 불안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에 종속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엘리베이터만 타면, <무서운 게 딱 좋아!>에서 읽은 엘리베이터 괴담이 떠오르며 소름이 돋는다. 공포는 곧 불안이 되고, 불안은 나아가 공포를 만든다. 공포와 불안의 순환구조.
JUL 25 [17:30]
엘리베이터만큼 일상적이고 좁은 공간에, 그 많은 수수께끼와 괴담이 들러붙은 존재도 많지 않을 테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둘러싼, 곧 그것이 배경이 되거나 주제가 되는 괴담을 두 손으로 꼽지 못할 만큼 많이 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 있다... - (1)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낯선 사람이 내가 내려야 되는 층 바로 아래에서 내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그가 품속에 숨겨든 칼을 꺼내들며 계단으로 뛰어간다 (2) 혼자 탄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어느 층에서 멈추고, 곧이어 정원 초과 경고가 울리기 시작한다. (3) 어느 조건을 충족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매뉴얼대로 여러 층을 순서대로 누르면 또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다. (...) 무서우니 그만하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언젠가부터 괴담에 꽂혔다. 태생적으로 겁이 많은 인간으로서, 나는 괴담을 좋아한다.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일수록 공포를 탐닉한다. 과거의 나는 해가 쨍히 비추는 여름 날,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점심시간에 교정 한가운데 벤치에 앉아 고개를 파묻고 괴담을 읽었다. 무서운 이야기에 오한이 들기 시작하면, 급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맑은 햇빛 아래 많은 학생들이 담소를 나누며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풍경에 안심하기 위해. 그러다 어느 날,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말야, 만약 네가 무서운 마음에 고개를 들었는데, 캠퍼스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이, 모두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너를 쳐다보고 있으면 어떨 것 같아? 무서우니 이 이야기도 그만하자.
JUL 25 [20:35]
망령처럼 인터넷을 배회하다 '나폴리탄 괴담'이란 장르를 발견했다. 어떤 의미도, 교훈도 담지 않는 이야기로서, 아니 이야기라고 하기 힘든 형식으로서 나폴리탄 괴담은 그 자체로 내가 인식하는 <13층 : 함께 무너지기>와 동형이었다. 예컨대, 나폴리탄 괴담은 서사 구조와 형식을 무시한 채로, 그것이 기생하는 웹 • 온라인의 갖가지 모습을 이식한다. -가령 인터넷 커뮤니티의 게시글 • 댓글 시스템을 괴담에 모사하거나, 문자 메시지가 오가는 방식을 활용하는 등. 그리고 전술했듯, 그것에는 과거의 괴담과 민속설화, 도시 전설에 수반되는, 이야기가 내포한 교훈이나 목적을 상실한 채로 존재한다. 나아가 나폴리탄 괴담은 이야기 안에 방향을 포기한 채로, 독자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속력만을 탑재한다. 나폴리탄은 곧바로 공포를 조장하는 류의 괴담이기보다, 독자의 불안을 자극해 그 불안을 즉시 공포로 치환하도록 종용하는 식의 전략을 택한다.
JUL 25 [23:26]
<13층 : 함께 무너지기>는 나폴리탄 괴담이다. 예컨대 <13층 (...)>의 제목 후보에는 다음과 같은 예시가 있었다 -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누르지 않은 13층에서 멈춘다면, 문이 열리기 전 뒤를 돌아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눈을 감고 1부터 13까지 거꾸로 세세요. 우리 건물에는 13층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13층>을 위해 두 편의 나폴리탄 괴담을 썼다. 적어도 나는 <13>이 나폴리탄 괴담으로, 또는 나폴리탄 괴담처럼 읽히길 원했다.
JUL 26 [01:39]
지난겨울, <13층>의 전신이자 기원이라고 부를 법한 <Sfumato>를 준비하며, 우리는 '집착'에 대해 말해보자 다짐했고, 결국 우리는 집착했다. 대체 무엇에? 처음에는 으레 그렇듯, 우리가 집착하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그것은 곧 우리가 집착하는 무언가를 밝혀내는 데에 우리가 집착하도록 만들었고, 나아가 우리가 집착하는 것을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데에 집착하게 몰아세웠으며, 결국 우리가 집착하는 데 집착하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도 다름없다. 우리는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고,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불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불안을 표현하는 데에, 불안하게 표현하는 법에 대해, 불안의 원흉, 불안한 내면과 그를 발원한 환경, 불안정한 현재와 미래라는 시제와 그 시간이 제시하는 불확실한 현실이 초래한 불안, ..., 그저 그것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JUL 26 [01:50]
우리는 불안하다. 하지만, 그것이 꼭 좋지만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안은 원동력이 된다. 모든 현대인은 붉은 여왕 가설의 등장인물이 되어 우리를 스쳐가는 급격한 속력 증가의 불안정과 그것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확실 사이에서 달려간다. 예컨대, 현대 사회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근원적이고 거대한 힘은 불안에서 기원한다.
결국 불안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들고, 우리는 움직이기에 불안하다. ‘이미지 컨버전스 퍼포먼스’라는 불완전한 장르명을 덧씌운 채, 우리가 연극과 퍼포먼스로 불안을 이야기하기 위해 택한 가장 쉽고 빠르며 효과적인 방안은, 그저 불안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뿐이다. ‘불안을 움직임으로 표현하기 = 움직이기’라는 도식은 정합하는가?
JUL 26 [03:30]
(0) 당신은 불안한가?
(1) 불안하다면 -> 왜 움직이지 않는가?
(2) 불안하지 않다면 -> 왜 불안하지 않은가?
JUL 26 [001:131313]
여기에는 <13층 : 함께 무너지기>를 만들면서, 나를, 우리를,
작품을 불안하게 만들고 불안하지 않게 도운 작품의 리스트가 있다.
Producer • Visualturg • Visual Designer
bahkjeongho • PAKJEONGHO
❖ 글과 책
김음 | ‘리미널스페이스론’
나원영 | <대체 현실 유령>, ‘오버 더 오버더빙 비잉 : 류한길의 《③》’, '우린 무언가 새로운 걸 짓고 있어, 나를 위해 아름다운 무언가를’
류한길 |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허구의 생산과 증폭의 가능성에 대하여>
이희우 | '남자, 사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1부 - 이연숙 평론가와의 대화'
DC 인사이드 | 나폴리탄 괴담 이너 갤러리 명작선
Mark Fisher |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자본주의 리얼리즘>
Kirean Press-Reynolds | ‘The Lost Promises of Hyperpoptimism’, ‘The Musical Age of Shitpost Modernism’, ‘The Rash rebirth’, ‘The life (and death?) of sigilkore’
❖ 음악
Aphex Twin | “Come to Daddy”, “T69 Collapse” and his Logotype
betcover!! | “勇気”
ILLIT |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
Jazz Emu | ‘The Real Me’, ‘Still Waiting’
Kendrick Lamar & Drake’s Beef in 2024 | ‘euphoria’, ‘Family Matters’, ’Meet the Grahams’
The Lemon Twigs | “A Dream Is All We Know”
Los Thuthanaka | “Los Thuthanaka”
Yoshi 2.0 | ‘Pain of Discipline’, ‘I Do It Anyway’
(and) Rest in peace Brian Wilson,
who was my eternal dream and also always brought peace to my heart.
❖ 유튜브 영상
Fashion Neurosis | <JW Anderson on the Importance of Imperfection | Fashion Neurosis Podcast with Bella Freud>
Fred again.. x Skepta x PlaqueBoyMax | <Victory Lap>
Jane Jin Kaisen | <Burial of this order>
Kane Pixels | <‘The Backrooms (Found Footage)’>
niu | <[긴급재난경보체계] 위를 보지 마시오>
¥ØU$UK€ ¥UK1MAT$U | <Boiler Room: Tokyo>
❖ 뮤직비디오
A$AP Rocky | ‘Tailor Swif’
black midi | ‘Sugar/Tzu’
Death Grips | ‘Guillotine (It goes Yah)’
Doechii | ‘Anxiety’
EQ, Estratosfera, Qiri | ‘Boytoy’
Geordie Greep | ‘Holy, Holy’
Jane Remover | ‘JRJRJR’
JPEGMAFIA x Danny Brown | “SCARING THE HOES”
Ken Carson | ‘Fighting My Deoms’
yuke | ‘ian goin’
(and) numerous music videos created by UNCANNY | ‘DISCLOSURE - ARACHINDS’,
‘DEB NEVER - I’M NOT IN LOVE’, ‘HONESTY - NO RIGHT 2 LOVE’, ‘DANNY BROWN - TANTOR’,
‘DANGER MOUSE + BLACK THOUGHT - Strangers’, Fred again.. & Lil Yachty & Overmono - stayinit’
❖ 영화와 전시
Charlie Kaufman |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Pierre Huyghe | <리미널>
❖ 런웨이
Balenciaga | 53rd Couture Collection
Lemaire | Fall/Winter 2023/24
Maison Martin Margiela | SS91 Runway Show, AW95 Runway Show
Number (N)ine | SS 05 Night Crawler Runway Show
Raf Simons | Show Autumn/Winter 2001-2002
Yeezy | Season 9 Collection
Yohji Yamamoto Pour Homme | AW97 Runway Show
Music Director| Kim Keonwoo
Costume Director| Kim Taewoong














Director| Kim Jinsun











8
EXIT
CREATIVE
<연출>
김진선Kim Jin-sun
</Director>
<기획>
장해람Jang Hae-ram 박정호Bahk Jeong-ho
이진Lee Jin 최서진Choi Seo-jin
</Producer>
<비주얼터그>
박정호Park Jeong-ho
</Visualturg>
<조연출>
이수Lee Su
</Assistant-Director>
<안무연출>
위주영Wei Ju-young
</Movement—Director>
<의상>
김태웅Kim Tae-woong 김지이 Kim Ji-i
</Costume-Designer>
<음악>
김건우Kim Keon-woo 이엘리엇지원Lee Elliot-Jiwon
</Music-Director>
<무대감독>
박혜윤Bak Hye-yun
</Stage-Manager>
<무대>
김채운Kim Chae-woon 이규민 Lee Kyu-min
</Scenic-Designer>
<조명>
조영서Cho Young-seo
</Lighting-Designer>
<음향>
장재혁Jang Jae-hyeok 조소영Cho So-young
</Sound-Designer>
<무대영상>
김윤형Kim Yun-hyeong 정다혜Jeong Da-hye
</Video-Designer>
<의상 어시스턴트>
전혜은 Jeon Hye-eun
</Assistant-Costume-Designer>
<!-- And also many assistants -- >
</Creative>
<지도교수>
김제민 피정훈 이유리
</Advisor>
/* Visual Design & Media Staff */
.VisualContent
{
visual-design:
'박정호(PAK-JEONG-HO)', '김도연(KIM-DO-YEON)';
photography:
'김희수(KIM-HEE-SU)';
promo-film:
'이수민(LEE-SU-MIN)', '박건PARK-GEON',
'최은아CHOI-EUN-A', '김휘진KIM-HWI-JIN',
'전지원JEON-JI-WON';
/* with production staff */
}
Performers = {
cast: [ '김규래(kimKyurae)', '김민(kimMin)', '나율(naYul)',
'박찬희(parkChanhee)', '설재엽(seolJaeyeop)',
'신현우(shinHyeonwoo)', '위주영(weiJuyoung)',
'염지원(yumJiwon)', '이봄(leeBom)',
'이송훈(leeSonghun)','이시연(leeSiyeon)', '
이태훈(leeTaehoon)', '홍준영(hongJunyeong)' ]
} ;
Models = {
cast: [ '강보연(kangBoyeon)', '곽한나(kwakHanna)',
'김노을(kimNoeul)', '김명준(kimMyungjun)',
'김수인(kimSuin)','김지민(kimJimin)',
'박도연(parkDoyeon)', '심정환(shimJeonghwan)',
'오현빈(ohHyunbin)', '정지혜(jeongJihye)',
'조혜령(joHyeryung)', '최수아(choiSua)', '추교담(chuGyodam)' ]
} ;
Special Thanks to.
<창작진>
<사진 아카이빙>
이가백
</Archive Photographer>
<기획>
장세욱 신승아 황수민
송정민 장기영 황유경
</Team Producing>
<의상>
김미혜 박정현
</Team Costume Design>
<무대감독>
이수 양유정
</Team Stage Managing>
<음악>
임채준 이진아
</Team Music>
<무대>
원종빈 박시은 유수현 김윤희 김예지 박형우
김시현 서연우 윤정현 양선아 곽민선 김가은
</Team Scenic-Design>
<조명>
이채현 박정현 김가은 백경준 강윤지
이수림 유진아 성혜린 김효민
</Team Lighting-Design>
<음향>
김수진 여하영
</Team Sound-Design>
13f
13층 : 함께 무너지기
2025.07.26.SAT - 2025.07.27.SUN
서울예술대학교 빨간대문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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